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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마』 - 가브리엘레 아모르트 | 구성·본문 요약·후기·도서 리뷰(서평)

일전에 읽었던 『구마사제』는 구마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영화 '검은 사제들'을 보면서 비현실적인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했더랬다. 그러나 『구마사제』를 읽고, 『구마』를 읽으면서 영화가 단순히 영화가 아닐 수도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구마』의 본문을 스크롤 압박에 유의해야 할 정도로 적어보고 그 후기 또한 알차게 작성해 보도록 한다. 

 

 

책 표지
『구마』 - 가브리엘레 아모르트

 

 

구성 및 본문 요약

 

『구마』는 다음과 같은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1. 구마사제 구함

2. 사탄을 물리치는 그리스도

3. 내 이름으로 악마들을 쫓아낼 것이다

4. 활동하는 사탄

5. 어떻게 해악의 존재를 가려낼 것인가

6. 구마 기도와 해방 기도

7. 해악의 원인과 그 결과

8. 해결되지 않은 어려움과 문제들

9. 악마에 의한 전염

10. 구마와 부마에 대한 질문과 대답

11. 사탄의 적, 동정 마리아

 

 

특정한 주제 하에 구마와 관련한 정보가 담겨 있으며, 각 장마다 사례가 1-3개씩 포함되어 있다. 단순히 구마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닌, 사례를 충분히 언급함으로써 제시한 정보에 대한 신빙성을 높이는 동시에 독자들의 궁금증을 자극하고 있다. 이미 체사레 트루퀴 신부의 『구마사제』를 읽은 독자라면, 그의 스승인 가브리엘레 아모르트 신부가 쓴 이 책의 내용 또한 낯설지 않으리라고 본다.

 

 

체사레 트루퀴 신부의  『구마사제』 의 책정보와 필자가 작성한 북리뷰는 아래 링크를 참조하시라.

『구마 사제』 - 체사레 트루퀴·키아라 산토미에로 | 본문 요약·후기


 
구마 사제
이 책의 저자인 체사레 트루퀴 신부는 로마 교황청립 사도들의 모후 대학에서 공부하던 중 가브리엘 아모르트 신부를 만납니다. 가브리엘 아모르트 신부는 국제 구마 사제 협회장을 역임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구마 사제였습니다. 그는 체사레 트루퀴 신부를 수제자로 삼았고, 그 후 두 사람은 악마에 빙의된 수많은 사람들을 구마하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이 책은 체사레 트루퀴 신부의 그러한 경험이 잘 반영된 책입니다. 구마에 관해 일반인들이 궁금해 할 점들이 모두 담겨 있으며, 다양한 사례들도 실려 있지요.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분들은 단순히 설명을 듣는 것이 아니라 소설을 읽듯이 흥미진진하게 이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섬뜩하면서, 한편으로는 충격적이고, 또 한편으로는 몰랐던 데 대한 지식을 줍니다. 이 책은 구마라는 잘 설명하기 어려운 사제의 직무에 대해서 매우 알기 쉽게 정리해 줍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 구마가 어떠한 것이며, 구마 사제는 어떠한 사람들인지, 왜 악마에 사로잡히는지, 악마에 대항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등을 명확하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저자
체사레 트루퀴, 키아라 산토미에로
출판
가톨릭출판사
출판일
2019.06.28
 

『구마 사제』 - 체사레 트루퀴·키아라 산토미에로 | 본문 요약·후기

시작은 OTT를 뒤지다가 발견한 한 편의 영화였다. 평소에 퇴마와 구마의식에 관심이 없었던 터는 아니었던지라, 시간을 때우기 위해 뒤진 영화 속에 '엑소시스트: 더 바티칸'이 있었다. 영화를 본

baridasam.tistory.com

 

 

아모르트 신부는 글의 초반부에서 구마가 필요하다고 찾아온 이들의 대부분은 구마 예식이 아니라 진심 어린 회개가 필요했다고 밝힌다(p. 18). 그렇다고 해서 오늘날 구마사제의 도움이 필요한 일이 줄어든 것은 아니 온데, 되려 오늘날 현대의 미신이 영화, 텔레비전, 라디오, 신문, 잡지, 포르노, 나이트클럽, 사탄적인 록 음악 등으로부터 전파되어 구마의 요구가 증대하였다고 한다. 게다가 많은 윤리학자들이 악으로부터 선을 제대로 구별해내지 못해 그 무지함을 드러내고 있다(p. 23).

 

아모르트 신부가 사제나 수도자들과의 대화를 통해 느낀 점은 사탄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이어서 그는 신학교에서의 가르침이 정녕 구마와 닿아있는지 의문을 제시한다. 그리고 충분한 수의 구마사제를 양성하고 있는지, 사제들의 복음의 진리를 바탕으로 교육을 받고 있는지에 대해 질문하며 현재의 교회에 경종을 울린다(p. 33).

 

이제부터는  체사레 트루퀴 신부의 『구마사제』후기와 같이, 몇몇 흥미로운 키워드를 기준으로 본문을 조금 가져와 요약해 보도록 하겠다. 아래 정리하는 내용은 양이 적지 않지만 본문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므로, 더 자세하거나 다양한 정보를 접하고 싶다면 전문을 읽어보길 추천한다. 

 

 

 

A. 사탄과 악마는 무엇인가?

 

천사들의 숫자는 우리의 두뇌로는 셀 수 없으며, 악마 또한 마찬가지이다. 천상 영의 존재들인 천사들은 자기 자신들을 위해 창조된 것이 아니라, 본성적으로 물질세계와 관계를 맺도록 창조되었다. (반면, 하느님과 직접 이성적 관계를 맺는 인간은 지혜롭고 자율적인 존재로서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물질세계에 의미를 부여하는 능력이 있었고 모든 물질세계를 지배했다.) 사탄이 나타난 배경은 인간 창조 이전에 천사들의 무리 중 일부가 반항한 것이다(p. 52). 우주가 완전하게 창조되고, 그 창조된 우주가 인간에 의해 고귀한 의미를 지니기 전에 일부 천사들이 흠잡을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가능하다고 한다. 반항한 천사들은 하느님을 찬영하지 않고, 하느님께서 물질세계를 창조하시는 것을 두고 어리석을 일로 여겼다. 

 

랍비 전통에 의하면 사탄은 하느님의 왕권 앞에서 대단한 중요성을 지닌 영인 세라핌으로, 천사들의 두 배가 되는 열두 개의 날개를 지녔다고 한다(p. 53). 그리고 사탄이 지상으로 떨어지면서 완전한 지적 자유 의지의 선택에 의해 그를 따르던 많은 천사들을 끌어들였고 이때부터 사탄은 하느님에게 맞서는 용납 불가능한 존재가 되었다. 사탄은 인간이 창조되자, 자신에게 복종시키기 위해 온갖 시도를 하고 있다. 성경은 사탄을 사탄, 루치펠, 베엘제불, 늙은 뱀, 붉은 용 등 여러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p. 54). 하느님으로부터 창조물의 관리자로 위임을 받았던 사탄은 물러서지 않는 파괴자가 되어 윤리적 파괴자가 되었고, 여기서 모든 악의 형태인 죄, 질병, 고통, 죽음이 출발한다. 

 

 

B. 구마 예식을 구성하는 요소

 

구마 예식을 구성하는 것은 부마자에게 도움을 주시도록 주님께 청하는 기도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악령을 향한 명령, 몇 가지 구마 제스처이다(p. 67). 오래전부터 구마 예식에 포함된 구마 제스처에 대해서는 만장일치로 '카파르나움에서 예수님께서 마귀 들린 사람을 해방하기 위해 머리에 손을 얹으신 행위성호를 긋는 행위'로 정의했다. 기도와 마찬가지로 주님께서는 악마를 쫓기 위한 방법으로 단식을 제시하셨고, 성유를 바르는 행위는 모든 환자에게 행할 수 있다. 

 

몇 세기가 지나서 구마의 제스처로 두 가지가 더 포함된다. 그것들은 초대 교회에서 보이지 않던 성수 사용과 부마자어깨에 영대를 대 주는 것으로, 10세기부터 구마 예식에 포함되었다. 또한 구마 예식의 성공을 지향하며 미사를 봉헌할 때 성체를 영하도록 권장하기도 하는데 그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추세이다. 

 

구마 예식서는 초기에 상당히 단순한 형태였으며,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는 형태가 예식서에 자리를 잡은 것은 1614년이지만 실제로는 8세기말부터 사용되어 몇 가지 요소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알퀴노(Alcuino, 804년)에 의해 완성되었다. 현재 사용하는 구마 예식의 새로운 형태는 1999년에 재정립된다. 

 

 

 

 

C. 사탄의 활동 

 

아모르트 신부는 독자들의 편의를 위해 사탄의 활동을 분류했으나, 이런 정의는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진 표현이 아님을 밝힌다. 

 

① 외적 방해들 : 육체적인 고통에 국한된 구타, 국부적 통증, 물건의 낙하 등

② 부마 : 갑작스러운 지적 장애, 폭력과 욕설, 배운 적 없는 외국어 구사, 타인의 생각 읽기, 성물에 대한 증오심 등

③ 악마의 괴롭힘 : 간헐적으로 건강, 직업, 감정, 인간관계 등에 영향을 미치는 형태. 이유 없는 분노, 자기 고립화 등

④ 악마적인 망상 : 편집광적 생각

⑤ 악마에 의한 전염 : 장소, 물건과 동물에 해당

⑥ 악마의 예속 : 자의에 의해 직간접적인 방법으로 악마와 계약을 맺어 그 하수인이 되는 것

 

 

D. 악마를 분별하고 악마로부터 우리 자신을 지키는 법

 

'악마를 어떻게 분별해 낼 것인가?'에 대한 대답은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기도하고 깨어 있어라."이며, 내 영혼을 악마의 활동으로부터 완전히 지키기 위해 방어막을 치는 방법은 은총 속에 머무르는 것이다(p. 97). 그리스도인이 깨어 있는 강한 군인이 되기 위해서는 금욕 훈련이 특히 필요하다. 

 

사탄을 이길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은 고해성사이다. 악마로부터 영혼을 구출해 내고, 죄를 이길 수 있는 힘을 주며, 하느님의 뜻에 맞는 생활에 적극적이게 하면서 하느님과 일치되도록 유도하기 때문이다. 구마 사제들은 부마자에게 가능하다면 일주일에 한 번씩 고해성사를 보도록 한다(p. 263).

 

예를 들어 13이란 숫자는 불행을 가져다준다느니,
이렇게 하면 저주가 오고 저렇게 하면 행운이 온다는 식입니다.
...
이런 가공의 실체들을 믿게 되면 사람을 우유부단하게 만들고,
지나친 집착을 보이게 할 뿐 아니라 대단히 어리석은 상태로 만들어 버립니다. (p. 95)

 

 

 

 

후기

 

체사레 트루퀴 신부의 『구마사제』를 읽고서 이 책도 읽어봐야지 하고 구매했던 책이다. 체사레 트루퀴 신부의 스승으로 알려진 가브리엘레 아모르트 신부는 어떤 경험을 가지고 있을지 너무나도 궁금했다. 그 경험 중 하나가 영화로도 만들어졌으니 혹시나 영화에서의 경험이 책에 녹아내려 있을지도 궁금했으나 책에는 사례로서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종교나 영적 세계에 큰 관심이 없는 내가 유독 신의 존재에는 관심을 후벼파는 이유는, 이 세상의 선과 악이 궁금해서였다. 그리고 다른 종교들은 정보도 많이 없거니와 워낙 사기와 거짓부렁이 자주 발견되기에 애초에 알아보겠다는 고려조차 하지 않았고, 가톨릭의 구마 의식에 대해서는 보편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고 상대적으로 정보량이 많았기에 거짓이 첨가될 확률이 현저히 낮다고 보았다. 그래서 악을 쫓아내는 구마 의식을 통해 선과 악에 대해 다가가고자 했던 것이다. 

 

결론적으로 체사레 트루퀴 신부의 『구마사제』와 가브리엘레 아모르트 신부 『구마』를 읽고서, 유신론적 관점에서 신이 왜 선과 악을 세상에 그대로 두는 것인지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 아모르트 신부가 라디오를 진행하며 받은 질문들을 정리한 장에서 '왜 하느님께서는 죄 없는 생명이 악마의 저주에 의한 방해를, 심지어 악마적 부마 영향을 받고 태어나게 내버려 두시나?'란 질문에 이렇게 대답한다. 

 

이 문제도 악과 고통의 시각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은 고통의 결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그것으로 우리가 깨닫는 게 있다.
지상의 삶을 볼 때 이성적인 설명이 불가능한 고통들이 있지만
영원한 삶의 차원에 시각을 맞추면 그것은 의미를 부여받는다. ...
원하지 않는 이런 고통에서도 선을 추출해 내실 줄 아는 전지하신 그분의 지혜에 맡겨 볼 일이다. (p. 246) 

 

 

비슷한 맥락에서 또 다른 질문인 '하느님께서는 왜 사탄의 행위들을 중지시키지 않는가? 무당이나 마법사들의 활동을 저지하실 수는 없을까?'에는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개인적으로도 궁금했던 점과 맞닿아 있어서 답변이 너무나도 궁금했다. 

 

하느님께서 막지 않는 이유는
창조된 천사들과 인간들이 본성적인 자유와 지식으로 행동하도록 내버려 두시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분은 마지막에 각자가 한 것에 맞는 결과를 요구하실 것이다. ...
인간은 상급을 받게 될 선과 단죄를 받게 될 악을 즉시 보고 싶어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인간이 회개하도록 시간을 주시고,
당신을 향한 인간의 신뢰심을 시험하기 위해 악마까지도 활용하면서 우리를 기다리신다. (pp. 256-257)

 

 

결국 인간의 자유의지로 귀결된다. 선을 향해 나아가야만 하는 인간의 자유의지가 모든 것의 해답이 아닐는지. 그런데 말이다, 자유의 범주가 정해지지 않는다면 의지는 상대성을 강하게 띨 것이다. 선에 대한 기준조차 인간들에 의하면 너무나도 방대하고 다양하다.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고 무차별적으로 사용하고, 테러를 일으키는 것이 선이라고 믿으며 자신의 목숨과 일생을 다 바쳐 수행하는 사람들도 있기 마련이다. 지구상의 인간들이 가진 선에 대한 기준은 불완전하고 불안정하다. 

 

종교에 대한 자유가 만연한 이상, 선에 대한 기준도 만연할터인데 어떻게 서로를 해하지 않으며 공존할 수 있을 것인가. 그러나 지금의 모습 또한 신께서 허락하신 것일 테니. 다만 궁금한 것은, 신께서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는 인간세계인데 신께 기도를 올리면 들어주시는 부분은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하는 것인가? 1) 신께서 기도에 응답하시는 것인지 = 신께서 응답하시는 지점이 차별적인지, 2) 기도 이후의 삶이 정해져 있는 것인데 우연히 신께 올린 기도 내용과 일치했던 것인지 알 수 없다. 여러 질문들을 품으며 차차 알아가 보아야겠다.

 

 

 
구마
악마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느님의 소중한 자녀라는 사실을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하고 거부하도록 만들기 위해 온갖 방법으로 우리를 방해해서 진정한 삶을 외면하고 포기하게 만들지만 절대 굴복해서는 안 된다는 것과 아무리 악마의 힘이 강해도 하느님의 힘 앞에는 굴복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책이다.
저자
가브리엘레 아모르트
출판
성바오로출판사
출판일
2015.06.29